갈치 선상낚시는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은빛 비늘과 강한 손맛, 그리고 바다 위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해양 레저입니다. 특히 초보자에게도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손맛을 볼 수 있어 입문 낚시로 추천되곤 하죠. 하지만 선상이라는 낯선 환경과, 전동릴, 야간 낚시 등 초보자에겐 어려울 수 있는 요소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처음 갈치 선상낚시에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 시즌별 명당 포인트, 꼭 알아야 할 장비 셋팅법, 그리고 실전에서 유용한 초보자용 노하우까지 정리해 드립니다.
1. 시즌별 갈치 선상낚시 포인트
갈치는 계절에 따라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낚시하느냐가 조과를 좌우합니다. 갈치의 본격적인 시즌은 보통 7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입니다. 이 중에서도 9월~10월 초순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며, 이때는 중대형급 갈치가 주로 올라옵니다. 기온이 너무 낮아지면 활동이 둔해지고, 깊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11월 중순 이후엔 조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장 유명한 포인트는 제주 차귀도, 서귀포, 마라도 인근, 통영 욕지도, 거제, 완도, 여수 금오도, 울산 방어진, 부산 가덕도 등입니다. 이 지역들은 조류 소통이 활발하고 깊은 수심대를 갖춘 곳이라, 갈치가 자주 모이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와 남해 일대는 수온이 안정적이고 큰 갈치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포인트는 단순히 장소만이 아니라 해역 내 수심대와 조류의 방향, 조명 위치, 다른 배의 간섭 정도까지 포함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초보자라면 이러한 복잡한 포인트 판단은 어렵기 때문에, 출조 전문 배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경험 많은 선장은 그날의 조류, 풍향, 파고 등을 반영해 갈치 어군이 형성된 위치로 정확히 안내해 줍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시간대입니다. 갈치는 야행성 어종으로 밤에 활발히 움직이며, 일몰 직후 1~2시간이 가장 황금 타임으로 꼽힙니다. 이후로도 새벽까지 입질이 이어지긴 하지만, 날씨나 조류 상태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일몰 직후 집중 공략이 중요합니다. 출항 시간은 보통 오후 5~6시경이며, 입항은 새벽 1~3시 사이가 일반적입니다.
2. 장비 세팅은 이렇게 준비하자
갈치 선상낚시는 초보자 입장에선 장비 이름부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 장비만 잘 이해하면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선상용 낚싯대와 전동릴입니다. 갈치는 수심 30m~100m 사이에서 입질이 오기 때문에, 수심 조절 기능이 있는 전동릴을 쓰면 편리하고 정확하게 낚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밤낚시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데, 전동릴은 체력을 아끼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낚싯대는 1.8~2.1m 정도의 단단하고 휨새가 좋은 낚싯대를 사용합니다. 선상용 전동대 전용 모델을 추천하며, 릴은 1000~3000번대 전동릴이 적당합니다. 원줄은 PE라인 3~4호가 일반적이며, 목줄은 카본 7~10호를 사용합니다. 중대형 갈치가 많거나, 채비가 깊은 수심까지 내려갈 경우 더 굵은 줄을 쓰기도 합니다.
채비는 다단채비가 일반적인데, 5단~10단 갈치채비를 사용하며, 바늘마다 야광 튜브가 달려 있거나 야광 스커트가 있는 제품이 좋습니다. 갈치는 시각 자극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야광 효과가 뛰어난 채비일수록 입질 확률이 높습니다. 추는 보통 60~100호를 사용하며, 조류의 세기나 배의 흔들림에 따라 무게를 조절합니다.
미끼는 꽁치 조각, 오징어, 미꾸라지, 청어살 등을 사용하며, 채비마다 미끼를 잘게 썰어 끼워야 합니다. 최근엔 야광 인조미끼(웜)를 쓰는 경우도 많고, 미끼 없이 공갈채비만으로도 갈치가 물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보자는 되도록 일반 냉동 미끼를 사용하되, 손질은 출조 전에 해 두거나 배 위에서 제공되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그 외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쿨러박스, 두꺼운 장갑, 피싱 그립, 집게, 소금, 물티슈, 방수팩, 멀미약, 랜턴, 방한복, 여분 배터리, 수건 등도 꼭 챙겨야 합니다.
출조선에서는 장비 대여가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이라면 무리해서 장비를 구입하기보단 대여 장비로 먼저 경험을 쌓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3. 초보자를 위한 갈치 선상낚시 실전 노하우
갈치 선상낚시는 손맛이 짜릿하지만 기술도 필요한 낚시입니다. 갈치는 미끼를 끌고 올라올 때 ‘툭툭’ 건드리는 약한 입질을 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입질 판단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입질이 왔을 때 바로 챔질 하지 말고 1~2초 기다렸다가 천천히 릴링 하는 것입니다. 너무 빠르면 바늘이 제대로 걸리지 않으며, 너무 늦으면 미끼만 빼먹힐 수 있습니다.
수심을 조절하며 입질층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초보자는 보통 바닥까지 채비를 내린 뒤 1~2m 정도 감아올린 지점부터 천천히 릴링 하며 반응을 살펴야 합니다. 입질이 없으면 5m 단위로 수심을 조절해 가며 탐색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낚시 배에서는 선장이 무전으로 “현재 입질 수심 65m”와 같이 안내해 주므로 이를 잘 듣고 수심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초보자는 되도록 배의 중간 또는 뒤쪽 포지션에 자리를 잡는 것이 유리합니다. 앞쪽은 파도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멀미가 심할 수 있으며, 뒤쪽은 배의 흔들림이 비교적 적고, 다른 낚시인들과의 채비 엉킴도 덜합니다. 채비를 내릴 땐 천천히, 줄을 눌러 내리듯 진행해야 하며, 너무 빠르게 풀면 줄이 꼬여 큰 손실이 생깁니다.
입질이 없는 시간이 생기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미끼를 갈아주고 채비를 점검하며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또한, 갈치를 잡았다고 바로 아이스박스에 넣기보다는 입과 몸통을 피싱 그립으로 고정한 후 핏물을 빼고 소금에 문질러 보관하면 선도가 오래 유지됩니다.
마지막으로 초보자가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조급한 마음에 너무 자주 채비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입니다. 갈치는 밝은 빛에 이끌려 채비에 접근하므로, 어느 정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 장비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출조 후에는 반드시 전동릴을 물티슈나 중성세제로 닦고, 줄도 염분을 제거한 후 말려야 장비 수명이 오래갑니다.
갈치 선상낚시는 입문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바다낚시의 매력입니다. 시즌과 지역을 잘 파악하고, 적절한 장비와 준비물, 실전에서의 간단한 테크닉만 익히면 누구나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현장에서는 선장의 안내를 잘 따르면서 하나씩 익혀보세요. 올해는 갈치와 함께하는 밤바다의 낭만을 꼭 한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